유류분 제도 전면 개정 — 헌법불합치 결정부터 2026년 민법 개정까지 완전 정리

2024년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관련 민법 규정 일부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국회가 법정 개정 시한(2025년 12월 31일)을 넘기면서 전국 유류분 소송이 대거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결국 2026년 2월 국회가 민법을 개정하면서 유류분 제도에 역대 가장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개정 히스토리와 개정 내용, 부칙상 적용 범위를 상세히 정리합니다.

1. 유류분 제도의 의의

유류분이란 피상속인(망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정 범위의 근친 상속인에게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말합니다. 아무리 피상속인이 “재산 전부를 특정인에게 준다”는 유언을 남기거나 생전에 증여를 하더라도, 법이 정한 근친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통해 일정 비율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개정 전 민법 제1112조는 유류분 권리자와 그 비율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민법 제1112조(개정 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 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4.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이처럼 형제자매도 유류분 권리자에 포함되어 있었고, 피상속인을 학대하거나 유기한 자녀·배우자라도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었으며, 오랫동안 부모를 부양한 상속인의 기여분이 유류분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2. 헌법재판소 2024. 4. 25. 결정 — 유류분 제도의 균열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민법 유류분 조항에 대해 두 종류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① 단순 위헌 결정 — 형제자매의 유류분 조항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1112조 제4호(형제자매의 유류분)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이로써 해당 조항은 결정 선고일인 2024. 4. 25.부터 즉시 효력을 잃었습니다. 형제자매는 그날부터 바로 유류분 권리자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그 이유로, 현대사회에서 형제자매는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하거나 긴밀한 경제적 유대를 맺는 경우가 드물고, 피상속인과의 정서적 유대가 약한 경우가 많아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을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롭게 이전하고자 할 때 형제자매의 유류분이 과도한 제약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② 헌법불합치 결정 — 두 가지 공백

헌법재판소는 다음 두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5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법률 개정 시까지 해당 조항이 잠정적으로 계속 적용된다고 하였습니다.

첫째, 유류분 상실사유를 규정하지 않은 부분.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에게도 아무런 제한 없이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기여분 규정(민법 제1008조의2)을 유류분 산정에 준용하지 않은 부분. 피상속인을 오랫동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그 보답으로 증여를 받았더라도, 해당 증여가 유류분 반환청구 대상이 되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개정 시한 도과와 법적 공백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민법을 개정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22대 국회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이 시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2025년 12월 31일이 지나도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자,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은 효력을 잃게 되었고 전국의 수많은 유류분 관련 재판이 중단되는 초유의 법적 공백이 발생하였습니다. 법원은 개정법이 나올 때까지 유류분 청구 사건의 선고를 미루거나 조정으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습니다.

다행히 2026년 2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공포되었고, 유류분 제도는 1977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4. 2026년 민법 개정의 주요 내용

① 형제자매의 유류분 삭제 (민법 제1112조 개정)

헌법재판소의 단순 위헌 결정에 따라, 민법 제1112조에서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제4호가 삭제되었습니다. 이로써 유류분 권리자는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으로 한정됩니다.

민법 제1112조(개정 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 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②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권 상실 (민법 제1004조의2 개정)

개정 전에는 ‘구하라법'(2024년 9월 시행)에 따라 직계존속(부모)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계비속(자녀)이나 배우자의 패륜행위에 대해서는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없었습니다.

개정법은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을 모든 상속인(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 포함)으로 확대하였습니다.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등 패륜적 행위를 한 상속인은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 선고에 의해 상속권을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은 상속권을 전제로 하므로, 상속권이 상실되면 유류분권도 함께 소멸합니다.

③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재산의 특별수익 제외 (민법 제1008조 개정)

기존에는 오랫동안 부모를 부양하고 그 보답으로 증여를 받은 상속인도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유류분 반환청구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개정법은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경우라도, 그것이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유류분 반환청구의 대상이 되는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기여와 보상 사이의 합리적 균형을 도모한 것입니다.

④ 유류분 반환 방법 변경 — 원물반환에서 가액반환으로 (민법 제1115조 개정)

종래 민법 제1115조는 유류분 반환 시 원물 반환을 원칙으로 하고, 원물 반환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가액으로 반환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이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되면, 갈등 관계에 있는 유류분 권리자와 수증자가 부동산을 공유하게 되어 법률관계가 복잡해지고 분쟁이 심화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정법은 이를 가액(금전) 반환을 원칙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유류분 부족액을 금전으로 반환하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공유관계 형성을 방지하고 분쟁을 단순화하였습니다.

⑤ 대습상속 범위 제한 (민법 제1003조 개정)

개정법은 상속결격자나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사람의 배우자도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종래에는 상속결격자의 배우자가 대습상속으로 이득을 얻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그러한 불합리가 해소되었습니다.

5. 부칙 — 어떤 사안에 개정법이 적용되는가

개정 조항이 어느 사건에 적용되는지는 부칙이 결정합니다. 원칙적으로 개정법은 공포일부터 시행됩니다(부칙 제1조). 그런데 소급 적용 여부는 조항마다 다릅니다.

① 형제자매 유류분 삭제: 헌법재판소 결정(2024. 4. 25.)에 따른 단순 위헌으로서 해당 조항은 이미 즉시 효력을 잃었으므로,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 개시된 사건에는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 전에 상속이 개시된 사건이라도, 아직 유류분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법원이 소급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② 패륜 상속인에 대한 상속권 상실 선고 규정: 부칙 제2조에 따라 2024년 4월 25일(헌법재판소 결정일) 이후에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즉 2024년 4월 25일 이후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패륜 행위를 한 상속인에 대해 상속권 상실 선고 청구가 가능합니다.

③ 기여 보상 재산의 특별수익 제외: 부칙 제4조에 따라 마찬가지로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 개시된 경우에 적용됩니다. 다만 2024년 4월 25일 이전에 개시된 상속 사건이라 하더라도, 기존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30083 판결)의 법리에 따라 기여분 고려를 주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④ 가액반환 원칙 및 대습상속 제한: 이 조항들의 소급 적용 여부는 부칙 조항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공포일 이후 새로 개시되는 상속 사건에 우선 적용됩니다.

6. 실무적 시사점

이번 민법 개정은 현재 진행 중인 유류분 분쟁과 향후 상속 설계 모두에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유류분 소송 중인 당사자라면: 상속 개시일이 2024년 4월 25일 이후인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이후라면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권 상실, 기여 보상 재산의 특별수익 제외를 적극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개정법의 적용 여부를 빠르게 검토하여 주장을 보강해야 합니다.

형제자매로부터 유류분 청구를 받았거나 청구 예정이라면: 2024년 4월 25일 이후 피상속인이 사망하였다면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가 아닙니다. 이미 소송이 제기되었다면 유류분 청구권 부존재 항변을 검토해야 합니다.

피상속인을 장기간 부양한 상속인이라면: 부양의 대가로 받은 증여가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단, 기여와 증여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자료(부양 기간·비용, 피상속인의 증여 목적 등)를 갖추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후 상속·증여 설계를 앞두고 있다면: 유류분 반환이 이제는 가액(금전)으로 이루어지므로, 부동산을 증여하더라도 상대방이 현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7. 결론

1977년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의 이번 개정은, 유류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불합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패륜 행위자의 유류분 박탈, 기여자 보호, 가액반환 원칙화 등 세 가지 변화가 핵심입니다. 그러나 적용 시점(부칙)과 입증 방법 등 실무적으로 복잡한 쟁점이 남아 있으므로, 유류분 분쟁을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개정법의 적용 여부를 꼼꼼히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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