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 이행명령을 어기면 변호사비용도 물어줘야 할까 — 이행명령 사건의 소송비용액 확정 (대법원 2025스724 결정)

이혼 후 면접교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이행명령을 신청해 승소했다면, 그 절차에서 쓴 변호사비용은 상대방에게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통상의 민사소송이라면 승소한 당사자가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으로 상환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 제도에는 정작 절차비용 부담이나 그 확정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관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 2025. 12. 24.자 2025스724 결정(공2026상, 340)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경과

피신청인이 신청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 청구 사건에서 2015. 10. 26. 신청인이 사건본인들(미성년 자녀)을 면접교섭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의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면접교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신청인은 피신청인을 상대로 면접교섭 허용 의무를 이행하라는 이행명령을 신청하였습니다. 2023. 3. 27. 법원은 그 신청을 인용하고 신청비용은 피신청인이 부담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무렵 확정되었습니다.

신청인은 이후 피신청인을 상대로 위 이행명령 사건의 소송비용액 확정을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을 하였습니다. 원심(수원가법 2025. 8. 25.자 2024브1072 결정)은 신청인이 이행명령 사건에서 지출한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에 산입하여 소송비용액을 확정하였습니다. 이에 피신청인이 재항고하였습니다.

쟁점 — 이행명령 사건에도 민사소송법의 소송비용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가

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은 “가정법원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의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금전의 지급 등 재산상의 의무, 유아의 인도 의무,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 의무를 그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사소송법과 가사소송규칙은 이행명령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그 절차비용 부담이나 절차비용액 확정에 관한 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고, 민사소송법 등의 관련 조항을 준용한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이처럼 법적 규율의 공백이 있는 경우, 이행명령 사건에서 승소한 당사자가 지출한 변호사보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먼저, 특정한 사안 유형에 관하여 법적 규율이 없는 경우에는 그와 유사한 사안 유형에 관한 법규범을 유추적용함으로써 법률의 흠결을 보충할 수 있고, 이는 절차비용 부담과 절차비용액 확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22. 10. 14.자 2020마7330 결정 참조).

이어서 이행명령의 성격을 분석했습니다. 이행명령은 판결, 심판, 조정조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또는 양육비부담조서에 의하여 확정되어 있는 금전의 지급의무 등의 이행을 촉구하는 가사소송법상의 이행확보제도로서, 과태료 또는 감치와 같은 제재를 통해 그 이행을 강제합니다(대법원 2016. 2. 11.자 2015으26 결정 참조). 이행명령 사건은 서로 대립하는 권리자와 의무자의 존재가 전제되어 있고, 권리자의 신청이 있을 때 비로소 절차가 진행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법원은 미리 당사자를 심문하도록 되어 있고, 법원은 의무의 존부와 이행 여부,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정당한 이유 등을 심리하여 신청의 인용 또는 기각을 결정하는 등 소송 사건과 유사한 대심적 특성을 지닌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이행명령 사건의 특성에 비추어, 대법원은 이행명령 사건의 절차비용 부담과 절차비용액 확정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의 소송비용 부담과 소송비용액 확정에 관한 규정을 유추적용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1항은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에게 당사자가 지급하였거나 지급할 보수는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소송비용으로 인정한다”라고 규정하고, 대법원규칙인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제1조는 이 규칙이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여 소송비용에 산입할 변호사보수의 금액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칙이 정한 변호사보수는 이행명령 사건의 절차비용에도 산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변호사보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이행명령 사건의 소송목적의 값은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의 소가인 50,000,000원(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4항,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2 본문)이 됩니다. 다만 그에 따라 산정한 변호사보수 전부를 소송비용에 산입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상당한 정도까지 감액하여 산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행명령 사건에 소송비용액 확정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을 유추적용한 원심결정이 타당하고, 소송비용액 결정 전 상대방에 대한 최고 절차(민사소송법 제111조 제1항)에도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신청인의 재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실무적으로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가

이 결정이 실무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면접교섭 허용 의무나 양육비 등 금전지급의무의 이행명령을 신청해 인용받았다면, 그 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보수를 별도의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상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행명령 인용 결정에서 신청비용을 상대방이 부담하도록 정해졌다면, 그 후속 절차로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함께 검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변호사보수 산정 기준액이 비재산권 소송의 소가인 5천만 원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대략적인 상환 규모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는 상한이 아니라 산정의 기준일 뿐이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법원이 상당한 정도까지 감액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이행명령을 신청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청비용의 상대방 부담을 명시적으로 구하는 것이 이후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법령 조문 핵심 내용
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 이행명령의 대상(재산상 의무, 유아 인도, 면접교섭 허용 의무)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1항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
민사소송법 제111조 제1항 소송비용액 확정 전 상대방에 대한 최고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제6조 제1항 산정된 변호사보수의 재량적 감액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4항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의 소가

마치며

이 결정은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 사건에 관하여 절차비용 부담과 그 확정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는 공백을, 유사한 성격을 지닌 민사소송법의 소송비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방식으로 메웠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미가 큽니다. 다만 이 글에서 소개한 법리는 일반적인 설명이며, 실제 사건에서는 이행명령의 구체적 내용과 절차 경과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이나 그 후속 비용 확정 절차를 준비 중이시라면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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