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이 규율하는 법적 문제입니다. 사업주는 성희롱을 예방하고 신고 시 신속히 조치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과 과태료 제재를 받습니다. 피해자와 사업주 모두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정리합니다.
1. 직장 내 성희롱의 법적 정의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희롱이 성립하려면 ①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될 것, ② 성적 언동 또는 요구가 있을 것, ③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꼈을 것이 필요합니다. ‘성적 언동’에는 성적 발언, 신체 접촉, 음란물 전송, 외모 평가 등 다양한 행위가 포함됩니다.
2. 사업주의 예방 의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 연 1회 이상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 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한 성희롱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고충처리 담당자 지정 등)를 마련해야 합니다.
3. 사업주의 조치의무 — 핵심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알게 된 사업주는 다음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① 즉시 조사: 신고가 접수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조사 기간 중 피해자와 행위자를 격리하는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병행해야 합니다.
② 피해자 의사에 따른 근무 환경 조치: 피해자가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등을 요청하면 불이익 없이 이에 응해야 합니다.
③ 행위자 제재: 조사 결과 성희롱이 확인되면 행위자에 대해 징계, 근무 장소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④ 비밀 유지: 조사 내용과 피해자 정보를 누설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⑤ 불이익 처우 금지: 성희롱 신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해고, 전보, 따돌림 등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4. 사업주가 직접 가해자인 경우
사업주 본인이 성희롱 행위자인 경우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39조). 또한 성희롱이 형법상 범죄(강제추행 등)에 해당하면 형사처벌도 받습니다. 피해 근로자는 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5. 피해자의 대응 방법
증거 확보: 성희롱 발언·행동의 녹음, 메시지 캡처, 일지(날짜·장소·내용·목격자), 목격자 진술서 등을 확보합니다.
내부 신고: 회사 고충처리 담당자 또는 인사팀에 신고합니다. 신고 사실은 문서로 남기고, 이후 처리 과정도 기록합니다.
고용노동부 신고: 사업주가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불이익 처우를 하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성희롱 피해가 있고 내부 해결이 어렵다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조사 후 권고가 이루어지면 민사 소송에서도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민사 손해배상: 가해자와 사용자(사용자 책임)를 상대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형사 고소: 행위가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형법·성폭력처벌법상 범죄에 해당하면 형사 고소도 병행합니다.
6. 2차 피해 방지
성희롱 피해자는 종종 신고 후 직장 내 따돌림, 업무 배제, 불이익 인사 등 2차 피해를 입습니다. 이를 ‘불이익 처우’라고 하며, 남녀고용평등법은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형사처벌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2차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추가 증거를 확보하고 고용노동부에 추가 신고를 하거나, 부당해고·부당전보 구제신청을 노동위원회에 제기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7. 실무적 시사점
사업주 입장에서는 성희롱 예방 교육을 형식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실질적인 고충처리 창구를 마련하며, 신고 시 즉각적이고 공정한 조사와 제재가 이루어지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고를 망설이지 말고, 증거를 확보한 후 내부 신고와 외부 기관 신고를 병행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혼자 감당하지 말고 노동법·성폭력 전문 변호사 또는 여성 단체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8. 성희롱과 성폭력의 구별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법으로 규율하는 행정적·민사적 개념이고, 성폭력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또는 형법으로 규율하는 형사적 개념입니다. 두 영역은 중복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부하 직원을 강제로 추행한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이면서 동시에 형법상 강제추행죄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회사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고용노동부 진정, 형사 고소를 모두 병행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언어적 성희롱(성적 발언, 농담 등)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아 민사·행정적 구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9. 소규모 사업장과 성희롱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 규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상시 근로자 수 무관). 다만,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이행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10인 미만)의 경우에도 사업주가 성희롱을 방치하면 피해자는 고용노동부 신고 및 민사 손해배상 청구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사업장 규모가 작다는 것이 사업주 책임을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10. 성희롱 피해 후 정신건강 지원
성희롱 피해는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각 지역 성폭력상담소에서 무료로 심리 상담과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희롱 피해로 인한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이 발생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산재)로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법적 절차와 함께 심리적 회복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