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소재를 몰라도 면접교섭 청구할 수 있을까 (대법원 2024므15467 판결)

법무법인 우리 정상수 변호사 - 상속·가사 법률 정보, 전화 02-592-5869, 이메일 ssjung@wooreelaw.co.kr

아이와 양육 부모가 어디 있는지 몰라 당장 만날 수 없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법원이 비양육 부모의 면접교섭 청구를 배척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4므15467 판결). 면접교섭을 배제하려면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이행이 어렵다는 사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공개된 판결문에 나타난 사실관계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내용
① 별거해외에서 함께 살던 부부 중 한쪽이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자녀를 데리고 귀국
② 이혼 소송귀국한 배우자가 이혼 소송 제기. 상대방에게 송달이 되지 않아 공시송달로 진행, 이혼·위자료·양육비를 명하는 1심 판결. 면접교섭은 정하지 않음
③ 추후보완항소뒤늦게 판결을 안 상대방(비양육 부모)이 항소하면서 면접교섭을 구함
④ 항소심양육 부모와 자녀가 다시 다른 나라로 출국해 소재 불명. 항소심은 “소재를 알 수 없고 일정·방법을 정할 수 없어 이행이 어렵다”며 면접교섭을 정하지 않음
⑤ 대법원면접교섭 부분을 파기·환송

쟁점 1: “지금은 만날 수 없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배제할 수 있을까?

면접교섭권은 민법에 명시된 권리입니다.

① 자(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子)는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② 자(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사망하였거나 질병, 외국거주,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子)를 면접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자(子)와의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자(子)의 의사(意思), 면접교섭을 청구한 사람과 자(子)의 관계, 청구의 동기,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한다.
③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ㆍ배제ㆍ변경할 수 있다.

민법 제837조의2(면접교섭권), 현행 2026. 3. 17. 시행본 기준

대법원은 제3항의 “배제”는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대법원 2021. 12. 16. 자 2017스628 결정)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항소심 판단을 두 가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권리가 언제나 박탈되는 결과 — 이행 가능성만으로 면접교섭을 배제하면, 양육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잠적한 경우 비양육 부모는 법적으로 보장된 면접교섭권을 늘 잃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 “나중에 따로 청구하라”는 해결이 되지 않음 — 별도 절차에서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같은 이유로 기각될 것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울러 비양육 부모에게 현저한 비행이나 아동학대 전력이 확인되지 않았고, 면접교섭을 허용하는 것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한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쟁점 2: 법원은 무엇을 보고 면접교섭 배제 여부를 판단하나요?

판결은 판단 요소를 구체적으로 열거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지 가늠하는 데 유용합니다.

판단 요소준비해 볼 수 있는 자료(예시)
자녀의 연령·건강상태자녀 발달 상황, 진료 기록 등
자녀의 면접교섭에 대한 의사가사조사, 자녀 면담 결과
부모와 자녀의 유대·친밀도함께 지낸 기간, 사진·연락 기록
면접교섭 청구의 의도·목적양육비 이행 여부, 그동안의 연락 시도
양육환경에 대한 영향새 환경 적응 정도, 갈등 유발 가능성
비행·아동학대 등 전력관련 기록 유무

또 대법원은 단기적으로 부정적 요인이 일부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깊이 고려해야 하고, 막연한 우려만으로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하며, 필요하면 시기·장소·방법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쟁점 3: 항소심에서 면접교섭을 새로 청구해도 되나요?

이 사건에서는 비양육 부모가 항소심에서 서면으로 면접교섭을 구했을 뿐 반소나 반심판청구 형식을 갖추지는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혼 청구에 친권자·양육자 지정이나 양육비 청구가 병합되어 있으면 상대방이 이와 관련된 면접교섭을 반대청구로 할 수 있고, 항소심에서도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거나 상대방이 동의(또는 이의 없이 응함)한 경우에는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환송 후 원심에서 그것이 반대청구인지, 법원의 직권 판단을 촉구하는 주장인지 먼저 명확히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면접교섭을 원한다면 “주장”에 그치지 말고 청구 형식을 분명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이 판결이 비슷한 상황의 부모에게 주는 의미

비양육 부모라면

  • 상대방이 아이를 데리고 연락을 끊었더라도 면접교섭 청구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 청구할 때는 반대청구 등 형식을 명확히 하고, 원하는 면접교섭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세요.
  • 양육비 이행, 연락 시도 기록 등 청구의 진정성을 보여 줄 자료를 꾸준히 남겨 두세요.

양육 부모라면

  • 면접교섭을 막으려면 “자녀의 복리를 침해하는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주장·소명해야 합니다.
  • 막연한 걱정만으로는 배제가 어렵고, 법원은 배제보다 시간·장소·방법 제한을 먼저 검토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정해진 면접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않으면 이행명령 등 제재가 따를 수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면접교섭 이행명령을 어기면 변호사비용도 물어줘야 할까 글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이혼 판결에 면접교섭이 빠져 있으면 다시 청구할 수 있나요?

네. 면접교섭은 이혼 후에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 가사비송사건입니다. 이 판결은 소재 불명을 이유로 그 청구가 배척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Q2. 아이가 해외에 있으면 면접교섭을 어떻게 하나요?

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시기·장소·방법을 정할 재량이 있으므로 영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식은 사건마다 달라집니다.

Q3. 상대방이 연락을 끊고 송달도 안 되는데 소송이 가능한가요?

이 사건 1심처럼 송달이 불가능하면 공시송달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판결을 뒤늦게 알면 추후보완항소로 다툴 수 있다는 점도 이 사건에서 확인됩니다.

Q4. 조부모도 손주를 만나게 해 달라고 할 수 있나요?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에 따라 비양육 부모가 사망·질병·외국거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면접교섭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직계존속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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