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분 대신 현금으로 받으라는 판결, 항상 정당할까 — 비상장주식 재산분할의 원칙과 예외 (대법원 2024므16033, 1604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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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재산분할에서 배우자 일방이 창업하여 키운 회사의 비상장주식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 법원은 그 주식을 실제로 나눠 가지라고 명해야 할까요, 아니면 주식은 그대로 두고 돈으로 정산하라고 명해야 할까요. 대법원이 비상장주식의 재산분할 방법에 관한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그 원칙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형평에 반할 수 있다고 밝힌 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므16033, 16040 판결(공2026하, 1426)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경과

원고와 피고는 2010년 혼인한 부부로, 혼인기간 중 원고는 대체로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였고, 피고는 2012년경부터 보험대리점업을 하는 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와 여행업체 등을 설립하여 운영하였습니다. 부부는 2018년경 별거에 들어갔고, 이혼 및 재산분할을 구하는 본소와 반소가 제기되었습니다.

원심(서울고법 2024. 9. 6. 선고 2024르21037, 21044 판결)은 분할대상 순재산 합계를 약 891억 원(원고 35억 원, 피고 856억 원)으로 산정하였는데, 피고의 순재산 중 이 사건 회사의 비상장주식 2,000주의 가액만 약 753억 원에 달하였습니다. 원심은 재산분할비율을 원고 20%, 피고 80%로 정한 다음, 당사자들이 합의한 다른 회사의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현물분할을 명하면서도, 이 사건 회사 주식을 포함한 나머지 재산 전부에 대해서는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특정 재산을 한쪽 배우자 소유로 하고 그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금전을 지급하게 하는 방식]만을 명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재산분할금 143억 원을 지급하도록 하였습니다. 피고가 상고하였습니다.

쟁점 1 — 비상장주식은 어떤 방법으로 분할하는 것이 원칙인가

민법 제839조의2, 제843조는 재산분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제843조에 의해 재판상 이혼에 준용)

대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에서 법원은 당사자 쌍방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해야 하고, 현물분할·경매분할·채무인수뿐 아니라 대상분할이나 그 혼합적 형태 등 다양한 방법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 공1998상, 767;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공2014하, 1583 참조). 그런데 비상장주식은 통상 내부자 간에만 거래되고 공개시장에서 자유로운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배우자 일방이 소수의 비상장주식을 현물로 분할받으면, 그 폐쇄성 때문에 적정 가격으로 환가하기 어렵고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으며, 다수 주식을 가진 상대방의 경영 판단에 따라 주식 가치가 좌우되는 위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당사자들의 합의가 있거나 객관적 가치 산정이 어려운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상장주식에 관하여는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쟁점 2 — 그럼에도 현물분할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우

다만 대법원은 이 원칙에 중요한 제한을 두었습니다. 재산분할 사건이 가사비송사건으로서 법원의 후견적 재량이 강조되더라도, 부부 공동재산을 실질적 공평에 맞게 청산·분배한다는 재산분할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방법으로 재산분할을 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으로만 재산분할을 명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는, 대상분할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물분할 등 여러 방법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주식(약 753억 원)을 제외한 피고의 순재산이 약 103억 원에 불과하여 재산분할금 143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였고, 그마저 상당수가 원고와 공유하는 부동산이어서 원고의 협조 없이는 처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주식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여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재산분할금 전액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회사는 비상장 폐쇄회사로서 피고가 발행주식 전부(2,000주)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과반을 매각하지 않는 한 적정 가격으로 환가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원심이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만으로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재산분할을 명한 것은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방식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재산분할 청구 부분에 재산분할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아 그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 판결은 회사를 직접 창업·경영한 배우자와 그렇지 않은 배우자 사이의 이혼 사건에서 자주 문제되는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상분할 우선 원칙은 비상장회사를 실제로 경영하는 배우자의 경영권과 회사 존속가치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합리적이지만, 이번 판결이 보여주듯 그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오히려 경영하는 배우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현금지급의무를 지워 형평을 해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상장주식의 가액이 전체 분할대상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만으로는 재산분할금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라면, 대상분할만을 고집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따라서 회사를 경영하는 배우자 측에서는 재산분할 소송에서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으로는 재산분할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점, 즉 주식 외 재산의 유동성과 처분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비경영 배우자 측에서도 상대방의 경영권이나 회사 존속가치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물분할을 일부 취득하는 방안(예: 소수 지분 취득 후 주주간 계약으로 환가 방법을 마련하는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Q. 비상장주식은 항상 대상분할로만 나눠야 하나요?

아닙니다. 이번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상분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을 뿐, 대상분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사자들이 분할 방법에 합의하였거나 주식의 객관적 가치 산정이 어려운 경우, 또는 대상분할만으로는 당사자 간 형평이 현저히 깨지는 경우에는 현물분할 등을 혼용할 수 있습니다.

Q. 회사를 경영하지 않는 배우자가 소수 지분을 강제로 받게 될 수도 있나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법원은 비상장주식의 폐쇄성으로 인한 환가곤란, 회사 경영 참여의 어려움, 경영진에 의한 가치훼손 위험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소수지분을 현물로 분할받는 방안은 대상분할만으로는 형평이 현저히 깨지는 예외적인 경우에 보충적으로 고려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회사 경영자인 배우자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재산분할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것도 위법 판단의 근거가 되나요?

네, 이번 판결에서도 피고가 이 사건 주식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않으면 재산분할금을 지급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이 대상분할만 명한 원심 판단이 부당하다고 본 핵심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 재산분할금 지급을 위해 회사의 경영권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라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이 판결은 상장주식에도 적용되나요?

이 판결의 핵심 논거는 비상장주식 특유의 폐쇄성과 환가곤란에 있습니다. 상장주식은 공개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어 객관적 가격 산정과 환가가 용이하므로, 이 판결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고 통상적으로는 현물분할이나 매각 후 정산이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실무 팁: 비상장회사를 운영하는 배우자라면 이혼소송 초기 단계부터 회사 주식 외 자산의 유동성, 처분 가능성, 재산분할금 조달 가능성을 구체적인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재산분할 방법을 다투는 데 결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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