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만 했는데 괜찮을까요?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급하게 돈을 빌려줄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냥 보내줘도 되겠지.” 그래서 계좌이체만 하고 아무런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이 순간의 결정이 매우 큰 후회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계좌이체만으로는 대여 사실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에서 돈을 돌려받으려면 단순히 ‘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아니라 ‘빌려줬다(대여금)’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계좌이체 내역은 돈이 이동한 사실만 보여줄 뿐, 그것이 빌려준 것인지 선물인지 대가성 있는 거래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그냥 준 거 아니냐”고 주장하는 순간, 입증 책임의 부담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금전 소비대차에서 대여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쪽, 즉 돈을 빌려준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이 입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차용증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차용증은 돈을 빌리는 사람(차용인)이 돈을 빌려주는 사람(대여인)에게 작성해 주는 문서입니다. 빌린 금액, 변제기한, 이자율, 차용인의 서명과 날인이 들어갑니다. 이 문서 한 장이 있으면 나중에 분쟁이 생기더라도 대여 사실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습니다.
차용증은 반드시 공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계약서 형식으로 작성하고 양 당사자가 서명·날인하면 법적 효력이 있습니다. 다만 공증을 받으면 소송 없이도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차용증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내용
차용증에는 최소한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대여 금액, 변제기한, 이자 약정(이자 없음 또는 연 OO%), 차용인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앞 6자리 이상)·서명·날인, 그리고 작성 날짜입니다. 이 정도만 포함되어도 법원에서 유효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차용증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친한 사이에 차용증을 요구하기 어색하다면 최소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라도 증거를 남기세요. “300만 원 이체할게. 다음 달 말까지 갚아줘”라는 메시지에 “응, 꼭 갚을게”라고 답변했다면, 이 대화도 대여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이체 메모란에 ‘대여금’ 또는 ‘차용’이라고 기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 빌려줬는데 차용증이 없다면?
차용증이 없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계좌이체 내역, 문자·카카오톡 대화, 녹취, 증인 진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여 사실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증이 훨씬 어려워지고 소송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내용증명 발송, 지급명령 신청, 민사소송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정상수 변호사
법무법인 우리 · 대표변호사
채권회수·임대차·가사·기업 분쟁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년간 의뢰인과 함께해 온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입니다. 복잡한 법률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